사랑의 윤활유가 마르지 않도록
오숙희씨가 쓴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40대 부부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야근을 하고 새벽 3시경에 집에 들어 왔습니다. 그는 자는 부인을 깨워 밥을 달라고 했습니다. 부인은 아침 5시면 어차피 밥을 해야 하니 그때 먹자고 했지만 남편은 식은 밥이라도 좋으니 달라고 했습니다. 찬물에 말아 김치랑 먹겠다는 것입니다. 해서, 할 수 없이 만들어 주었는데 그때 마침 아들이 일어나서 밥을 달라고 합니다. 시험이라 일찍 일어난 것입니다.
부인은 이왕 이렇게 된 것, 제대로 밥을 챙겨주자 생각하고 냉장고를 여니 계란이 3개가 있었습니다. 후라이를 해서 2개는 아들에게 주고 한 개는 남편에게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계란을 먹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밥도 다 먹어가고 또 곧 잠을 잘텐데 계란을 먹는게 뭐 좋으랴 싶어 더 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잠시 후 식사가 끝나고 아들 방에 들어간 남편이 아들을 꾸짖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손톱깍기를 찾다가 아들에게 물었는데 아들이 의자에 앉은 채 모른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부인이 왜 시험을 앞 둔 아들에게 그러냐고 거들었더니, 남편은 화가 난 목소리로 “이따위 집구석 내가 나간다” 그러고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습니다. 부인은 왜 손톱깍기 하나로 저렇게 화를 내는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입장은 이러 했습니다. 사업은 힘들고 어려운데 그래도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고 새벽까지 일하고 들어 왔더니 집에 불은 꺼져있고 모두 자고 있었습니다. 섭섭했습니다. 그래서 자는 아내를 깨워 밥을 달라고 했습니다. 선 뜻 주었으면 그냥 잤을텐데 안 주겠다니 더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찬물에 말아먹고 있는데 아들이 나왔습니다. 자신이 밥 먹을 땐 물만 주더니 아들이 나오니 계란 후라이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하나 봤더니 아들에겐 두 개, 자신에겐 하나를 주는 것입니다. 조금 화가 나서 확인하는 차원에서 안 먹겠다고 튕겨봤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아들에게 냉큼 주는 것이 아닌가? 섭섭하던 차에 아들에게 몇 마디 했다고 부인이 아들편만 드는 것에 화가 나서 뛰쳐 나간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정말 계란 한 개, 손톱깍기 한 개 때문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식고 마음의 윤활유가 말라버리면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상합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윤활유가 마르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