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을 걸어가는 용기

위기를 넘어 기회를 보는 삶의 변화

(박성근 목사, 두란노, 2015.12.21)

courage

모두가 그만두고 싶을 때 한 발짝만 더 ……

조셉 마셜이 쓴 <그래도 계속 가라>(Keep Going, 조화로운 삶 역간)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디언 추장에게 예쁜 딸이 있었는데 청년 세 명이 청혼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을 결정해야 했기에 추장은 그들에게 과제를 줬습니다. 춥고 비 오는 밤에 마을 뒤편의 높은 산을 일곱 번 오르내리게 한 것입니다. 세 명의 젊은이는 비를 맞으며 질퍽거리는 진흙 길을 기를 쓰고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 꼭대기에 올랐을 무렵에는 넘어지고 엎어지는 바람에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되었고 뼛속까지 찬기운이 스며들었습니다. 다섯 번째 올랐을 때는 세 사람 모두 무릎으로 기어갈 정도로 기진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산을 올랐습니다. 일곱 번 모두 산을 오르내린 후에는 너무 지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추장이 한 번만 더 일어나 산꼭대기를 다녀오라고 요구했습니다. 두 청년은 화를 냈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조차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산을 오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 번째 젊은이는, 그도 지친 건 마찬가지였지만, 죽을 힘을 다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딱 한 발짝을 내딛고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추장은 세 번째 청년에게 딸을 주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실, 다시 산을 오르지 못하고 쓰러졌다는 면에서는 세 사람 모두 실격입니다. 그럼에도 추장은 모두가 그만두고 싶어 할 때 딱 한 걸음을 더 내디딜 수 있는 용기, 그것을 소중하게 본 것입니다.

우리가 걷는 인생 여정에는 쉽고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 오는 밤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는 것처럼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갈 길은 멀고 앞은 보이지 않기에 수많은 사람이 중간에 쓰러지고 포기하고 주저 앉습니다. 이때 하나님을 바라보며 한 걸음만 더 내디딜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 인생을 바꾸어 놓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과 용기를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소개된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절망의 한계 앞에서 한 발짝을 더 내디딘 사람들입니다. 아브라함은 절망의 장막 속에서도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았고, 모세는 불가능의 홍해 앞에서 믿음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사무엘은 민족 역사의 한밤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다윗은 척박한 유다 광야에서 미래를 꿈꿨습니다. 엘리야는 손바닥만 한 조작구름 속에서 온 땅을 적실 큰비의 소리를 들었고, 에스겔은 온 백성이 통곡의 밤을 지샐 때 그발 강 가에서 하늘의 열림과 회복의 새 아침을 봤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믿음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현실이 어둡고 캄캄해도 이 용기로 한 발짝을 내디디면 하나님이 새 아침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솔직히 우리가 몸담고 사는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갑작스런 불황으로 직장이 날아가고, 가게가 문을 닫고, 집을 빼앗긴 채 거리로 내몰리는 이가 많습니다. 중병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당혹감에 빠진 사람도 있고, 이혼과 깨어짐의 아픔에 신음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꿈을 잃은 채 공사판을 전전하는 젊은이들의 절망스런 절규가 온 땅을 덮고 있습니다. 날씨로 비유하자면 잔뜩 찌푸린 먹그름이요, 시간으로 비유하자면 캄캄한 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밤의 현실 속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

특히, 이민자들이 통과하는 밤은 더 깊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선 이방 땅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햄버거 가게에서, 봉제 공장의 먼지 속에서, 마트의 계산대 앞에서, 남몰래 눈물짓는 디아스포라가 많습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소리 지를 수 없는 곳, 억울하게 당해도 누구 하나 돌아보지 않는 차가운 땅에서 무슨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포기하면 안 됩니다. 다른 모든 이가 멈춘 자리에서 한 발짝만 더 내디뎌 보십시오. 그리고 거기서 하늘을 바라보십시오. 그때 하나님이 준비해 놓으신 빛난 축복의 아침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폭풍이 멈추기를 기대하거나 시련의 벽돌이 사라지길 기다리지 마십시오. 오히려 믿음의 용기로 하나님을 향해 발을 내디디시기 바랍니다.

 

돛을 감은 채 영원히 항구에 머물기보다는

폭풍의 노도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연약한 어깨에 알맞은 짐이나

부드러운 초원보다는

하늘을 향해 오르는 산길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시여,

꺾이지 않는 힘을 주소서

결코 좌절하지 않는 용기도 함께 주소서

– 데이비드 리빙스턴 (David Livingstone)

 

2015년 12월 LA 에서

박성근 목사

책속으로

계획대로 성취했다고 승리한 인생이 아닙니다. 인생은 방향이 더욱 중요합니다. 방향과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빨리 달리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분주한 우리 앞에 가끔 장애물을 두어 걸음을 멈추게 하십니다. 삶이 멈춰 섰다면 신앙이 바른지 점검해 볼 기회입니다. 하나님은 멈춤을 통해 새로운 축복을 부어 주십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직하게 죄를 인정해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현대인은 죄에 대한 설교를 싫어합니다. 교회 나오는 것도 피곤한데, 죄 지었다고 자꾸 꾸짖으면 부담스럽고 듣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라도 잘 나오라고 칭찬과 격려를 부어 주는 강단이 많습니다. 긍정적인 이야기, 복 받는 비결이 차고 넘칩니다. 그러다 보니 죄를 선포하는 일이 드물어졌습니다. 죄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듣기 좋게 포장되고 위장된 다른 표현들을 씁니다. 대표적인 단어가 ‘상처’입니다. 죄는 내가 저지른 일이라 협의 여지가 없지만, 상처라고 말하면 나를 피해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죄를 저지른 자신보다 자신에게 상처 준 다른 사람을 탓함으로써 죄의 대가를 피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설교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보기 싫어도 죄는 죄입니다. 인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단어로 포장해도 죄는 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죄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죄의 근본 해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것밖에 없습니다. 십자가를 붙들지 않고 회복을 바라서는 안 됩니다. 애써 자신을 포장하고 위장해서 넘어가려는 영성으로는 회복과 구원을 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소금이 그 맛을 잃어버리면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은 소금다울 때 가치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어디서든 하나님을 믿는 사람다워야 합니다. 세상과 타협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은 지혜로운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분의 백성답게 세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창조하신 참 높으신 지존자 하나님께 돌아와야 인생의 해결책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록된 말씀은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 시대가 어둡고 혼란스러운 까닭은 참된 빛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이 시대에 유일한 진리의 빛, 절대적 진리의 빛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경입니다. 캄캄한 밤에 샛별이신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주목해야 하는 것이 등불 같은 말씀입니다.

마음 중심을 하나님이 사로잡고 계시면 용서할 수 없는 자도 용서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 감사와 찬양으로 바뀝니다. 그리스도인답게 바른 길을 걷기 원한다면 마음 중심을 하나님으로 채우고,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다스리시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열정으로 심령이 가득 채워질 때 비로소 바른 길을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목차

추천의 글
여는 글 모두가 그만두고 싶을 때 한 발짝만 더

1어둠 속, 밤의 길을 걸으니

멈춤이 있는 인생 17
있는 모습 그대로 29
나를 보시는 하나님 43
인생의 밤을 깨우는 소리 57

2한밤중, 등불은 꺼지지 않았으니

무엇에 인생을 걸 것인가 77
선택해야 할 길 93
냉소의 자리에 사랑을 109
하나님의 만지심 125
깨진 인생 그릇의 회복 141 

3동틀 녘, 샛별이 떠오르니

용서하며 사랑하며 157
채워 주시리니 169
엉킨 것을 푸는 능력 185
마라토너의 완주 201 

4아침 고요, 빛이 비추니

밤이 지나 아침 219
소중한 것을 소중히 233
주님을 따라가려면 247
본질이 바뀌는 개혁 261
생명력 있는 삶을 향해 275

닫는 글 새벽은 그리스도와 함께 옵니다

저자: 박성근

박성근 목사는 미국에 위치한 LA한인침례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1957년 김동명 목사와 안이숙 사모가 창립하여 한인 교회의 모교회라고 할 수 있는 LA한인침례교회에 1990년 2대 담임 목사로 부임했다.

목소리에서부터 전달되는 성서학자로서의 견고한 지성, 성도들을 부드럽게 일깨우는 깊은 영성. 그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저자는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뛰어난 설교가로 정평이 나 있다. 미주 지역에서 벌인 ‘영향력을 끼치는 설교가’에 대한 여론 조사에서 사람들은 박성근 목사를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한다. 그의 설교가 환영받는 이유는 삶의 정황이 구체적이고, 정황에 맞는 본문의 적용이 정확하여 사람들의마음 속 깊은 곳까지 터치하기 때문이다. 《왜 청중들은 그들의 설교에 매료되는가?》의 한국 교회 10대 설교자 중 유일한 미주 목회자였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설교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하는 그는 설교자라면 청중들의 필요를 알아야 하고 특히 이민 목회자라면 이민자들의 애환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닥쳐온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사실 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 리는 과연 아는 만큼 행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안일함으로 우리가 간과해오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저자는 자문하게 만든다. 저자의 설교를 통해 그동안 습관적으로 봐 넘긴 말씀으로 우리를 돌이키고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의 도전을 다시 일깨우게 된다.

저자의 첫 책 《어둠 속을 걸어가는 용기》에서는 영혼의 밤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었던 위기가 새벽 미명을 넘어 밝은 빛의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말씀으로 삶을 다지는 과정을 담아낸다.

박성근 목사는 서울대학교(B.S)와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M.Div., Ph.D., 신약 전공)에서 공부했다. 현재 미국 남침례회의 6대 신학교 가운데 하나인 Golden Gate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Adj. Professor로 신구약 개론, 헬라어, 설교학 등을 10년여 가르쳤으며, 남침례신학대학?대학원 학장이다. 한국의 침미준(2004년) 모임, 코스타(KOSTA), 남미 선교사 총회의, 남가주 사랑의 교회, 여의도 침례교회, 지구촌 교회 등에서 강사로 집회를 인도했다. 또한 신학교와 지역교회, 전도집회와 선교집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저자의 설교는 교회 홈페이지와 CGNTV와 미주 지역 다양한 채널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