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뉴스위크지에 “클릭하여 나를 기념하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하신 주님의 성만찬 예식을 컴퓨터 시대에 맞추어 표현한 것입니다. 실제로, 내쉬빌의 트리니티
연합 감리교회를 담임하는 토마스 마드론(Thomas Madron) 목사가 주의 만찬을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주의 만찬을 꼭 교회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집이나 호텔에서 컴퓨터를 보며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베이글 빵 한 조각과 포도주를 준비한 후 순서에 따라 기도하고, 축복하고, 떡을 떼고 잔을 마시면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편리한 발상이긴 합니다만, 과연 이렇게 함으로 주님의 임재와 축복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더구나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하나 됨을 체험케 하는 것이 주의 만찬의 중요한 의미인데, 혼자서 컴퓨터를 들여다 보며 그런
공동체 의식이 느껴질까요? 모든 것이 기계화 된 시대를 살다 보니, 이제는 예배도 집에서 드리고, 헌금은
온라인으로 입금하는 일들이 점점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예배 문화의 발전이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져다 주는 폐해에 대해서도 직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칫하면, 기계화된 나만의 공간에 갇혀 마음과 마음이 와 닿아야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축복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관계성인데, 단절된 공간 속에서 가정과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어
간다면 그것은 결코 축복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라도 탈 기계화를 선언하고 관계성의 테이블로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미도 살아나고,
삶의 진정한 가치도 누리게 됩니다. 존 네이스빗이 말한 것처럼, 하이테크 보다 더 절실한 것이 하이터치(High
Touch)입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장난을 치는 기쁨, 석양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시는 차의 향기,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닥불 앞에서 밤새 나누는 대화, 가난한 이웃을 향한 섬김의 손길,” 등이 얼마나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지를….
한 해가 저물어져 가는 이때, 사랑하는 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샬롬!